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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01

정인이 사건

아동학대 법적제도를 알아보자

너무도 어린 생명이 괴롭게 생을 달리한 사건이 있었다. 생후 16개월도 채 안 된 입양아를 양부모가 학대하여 끝내 사망케 한 정인이 사건이다. 검찰은 양모를 주위적으로 살인죄, 예비적으로 학대치사죄로 기소했고, 양부는 아동 유기·방임 등의 범죄사실로 기소했다. 드러난 범죄사실의 구체적인 내용은 잔혹하여 글로 옮기기 힘들 정도다.

글. 제본승 변호사

이웃집 부모가 아이에게 수 시간 동안 고성으로 욕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이웃집을 신고하면 자칫 해코지를 당하고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은 아닐지 신경이 쓰이고 망설여졌다. 그러다 내가 저 아이라면, 부모에게 매일 같이 몇 시간 동안 욕을 들으며 버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바뀌었다. 나는 아동보호기관에 학대 신고를 했고, 조사자가 이웃집에 들르는 것까지 볼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조사 이후 부모들에 대한 교육이 잘 이뤄졌는지 전처럼 고성은 들리지 않았다. 내가 한 일 중에 가장 후회 없는 일이라면 당시 아동학대 신고를 한 일을 꼽을 수 있다.

아동학대 신고하면 처리 과정은?

누구라도 아동학대 사실을 알게 됐거나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일이 있다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에는 신고할 의무가 있는 사람도 규정하고 있다. 주로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종사자나 학교 선생님, 공무원들이며 이들이 신고의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2항).

신고 이후에는 현장에 경찰 또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출동할 의무가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1조 제1항). 이들에겐 아동학대 신고 현장에 출입하여 조사하거나 질문할 권한이 있으므로 피조사자의 집에 드나들 수도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직원이 동행할 수도 있다.

출동한 이들은 아동학대 사실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데, 출동한 경찰 또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에겐 피해 아동 및 피해 아동과 동거하는 아동(이하 피해 아동 등)의 보호를 위해 응급조치를 할 의무도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2조 제1항). 이 응급조치에는 아동학대범죄 행위의 제지, 행위자로부터 피해 아동 등의 격리, 피해 아동을 보호시설 또는 의료기관으로 인도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출동 이후에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응급조치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한편 경찰은 응급조치를 위해 다른 사람의 건물 등에 출입할 수 있으므로 응급조치 이행이 가능하다(아동학대처벌법 제12조 제8항). 다만 응급조치의 기간은 72시간, 연장하는 경우 48시간이라는 제약이 있다.

응급조치 외에 지자체장에 의한 보호조치도 가능하다. 지자체장은 관할 구역에서 보호 대상의 아동을 발견하거나 보호자의 의뢰를 받은 경우 ‘보호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보호조치에는 상담지도를 수행하게 하거나, 대리·양육을 원하는 보호자·연고자가 보호·양육할 수 있게 하거나, 가정위탁을 하거나, 아동복지시설에 입소시키는 등의 조치가 포함된다(아동복지법 제15조 제1항). 보호자에는 친권자 외에도 후견인 또는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는 자 또는 업무·고용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하는 자가 포함된다.

아동학대 임시조치와 긴급임시조치

경찰은 응급조치로도 부족한 경우, 아동학대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다. 본래 판사를 통한 임시조치가 원칙이지만, 법원의 결정을 받기에는 사태가 급박한 경우 직권으로 또는 피해 아동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나 변호사, 지자체장, 아동보호전문기관장의 신청에 따라 긴급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긴급임시조치에는 주거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조치, 가해자에 대하여 피해 아동 또는 가족구성원의 주거나 학교, 보호시설 100m 이내의 접근금지, 친권의 제한이나 정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의 상담 및 교육 위탁, 의료기관 등에의 위탁, 경찰서 유치장에의 유치가 포함된다.

검사는 직권으로 또는 경찰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위 긴급임시조치에 해당하는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는데, 경찰이 자체적으로 ‘응급조치’ 또는 ‘긴급임시조치’를 한 때 또는 지자체장으로부터 ‘응급조치’를 취한 사실을 통보받은 때에는 검사에게 위 ‘임시조치’를 신청할 의무가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5조 제1항). 그리고 검사는 위 청구를 받으면 ‘응급조치’가 있었던 때로부터 72시간 이내, ‘긴급임시조치’ 이후 48시간 이내에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할 의무가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5조 제2항). 이러한 수사기관의 의무규정이 있으므로 만약 경찰 등이 아동보호에 소극적이라면 법률상 의무이행을 촉구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임시조치의 기간은 2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연장 규정이 있으나 최대 2번의 연장이 가능하다).

한편 가정법원에선 판사의 직권 또는 피해 아동이나 그 법정대리인, 변호사, 지자체장의 청구에 따라 ‘피해아동보호명령’을 할 수 있는데, 앞서 임시조치에 해당하는 퇴거, 격리, 접근금지, 가정위탁 등이 포함된다(아동학대처벌법 제47조). 보호명령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지만, 판사가 허가하는 경우에는 6개월 단위로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보호관찰소장 또는 아동보호기관장은 지자체장에게 위 연장청구를 할 수 있고, 이 요청을 받은 지자체장은 15일 내로 처리결과를 통보할 의무도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아동학대에 대한 긴급한 해결을 위한 방안들이며, 수사기관에선 아동학대 신고에 따라 조사를 하여 아동학대 범죄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사건으로 전환하여 수사 및 기소를 할 수 있다. 아동보호를 위한 제도를 돌아보면 결국 주변에 학대당하는 아동이 있지 않은지 관심을 갖고 살피는 사람이 있어야만 제2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

TIP
학대의 범위

학대에는 물리적 폭력만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아동에 대한 언어적, 심리적, 정서적 학대 역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른 자녀들과 차별 대우하거나 배우자 간의 폭력을 목도하도록 하는 것도 학대에 해당한다. 아동에게 필요한 의식주, 의무교육,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는 ‘방임’ 역시 학대인데, 아동을 지인의 집에 두고 사라지는 경우, 무단결석을 방치하는 교육적 방임, 의료조치가 필요함에도 의료행위를 받도록 하지 않는 경우 모두 학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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