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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01

소중한 내 가족

반려동물을 지키는 법률은?

반려동물로 인한 사건사고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반려동물을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 죽게 만들고는 가해자가 치료비, 합의금 등을 주지 않거나 손해배상으로 입양비 약간만을 주겠다고 해서 다툼이 생긴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은 우리와 삶을 함께하는 친구이자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되었기에, 이런 문제가 생기면 보호자들 역시 크나큰 상처를 입고 고통스러워한다. 또 다른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 하며 겪을 수 있는 손해배상과 얽힌 문제를 알아보자.

글. 제본승 변호사

반려동물 소송, 원고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반려동물 소송에는 여러 난관이 있다. 우선 손해배상을 누가 청구해야 할지부터 문제인데, 애석하게도 반려동물은 원고가 될 수 없다. 민법과 민사소송법에는 동물에 대해 권리능력과 당사자능력, 즉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원고로서의 자격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다. 현행법으로는 사람과 법인, 비법인 사단·재단만이 권리능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민법 제3조, 제34조, 민사소송법 제51조, 제52조). 이런 이유에서 반려견을 위탁받은 단체가 반려견을 유기견으로 오인해 안락사시켰던 사건에서 동물은 설사 반려동물이라 하더라도 소송의 원고가 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대법원 2012다118594 사건).

결국 반려동물 소송에선 대부분 반려동물의 소유권자가 원고가 된다. 소유권자가 아닌 단순 보호자가 원고가 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반려동물의 법적인 지위와 관련이 있다.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열린 소송에서 법원은 반려동물을 민법 제98조(본법에서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에서 정한 ‘유체물’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물건인 동물이 상해를 입었다면, 그 손해도 물건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로 평가된다. 그리하여 물건, 그중에서도 동산(動産)인 반려동물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는 소유권자에 한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길고양이 같은 동물을 오랫동안 돌보아왔더라도 그 동물이 입은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다.

반려동물의 주인은 누구인가

간혹 반려동물 사건에선 소유권자가 누구인지가 문제되기도 한다. 동물은 부동산이 아닌 동산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데, 소유권을 등재할 등기부나 자동차 등록증과 같은 공적인 장부가 없어서 누가 소유권자인지 다툼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동물보호법에 따른 동물등록을 했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증에 대한 사실조회 혹은 문서제출명령(정보공개청구도 할 수 있으나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성명 등이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을 신청하여 소유권자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등록증은 부동산등기부처럼 등록증에 기재한 소유권자가 진정한 소유권자라고 추정되는 효과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부부나 가족이라면 소유권 다툼이 없는 한 반려동물을 공유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단독소유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등 소유권에 대한 다툼이 있는 경우 입양비용이나 양육비용의 부담주체 등이 소유권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보호자들이 서로 반려동물을 공유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공유자 각자가 지분 비율로 반려동물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대법원 70다171 사건 등 다수). 즉, 반려동물로 인한 손해배상액 전액을 받고자 한다면 공유자 전원이 원고가 되어야 한다.

반려동물 치료비 모두 배상받을 수 있을까

반려동물이 상해를 입었다면 치료비는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런데 보통 반려동물은 치료비가 입양비용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민사 소송에선 물건의 수리비가 구입 가격보다 높으면 수리비를 기준으로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90다카7569 사건 등 다수). 그렇지만 반려동물 입양비가 더 싸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비를 지급받지 못해 안락사시키는 상황이 온다는 것은 너무도 부당하다. 이런 점에서 반려동물 사건에서는 ‘교환가격보다 높은 수리비를 지출하고도 수리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그 수리비 전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대법원 98 다7735 사건)에 비춰 사건의 특수성에 관해 적극적으로 주장한다면 치료비를 손해배상액으로 청구할 수 있고, 실무적으로도 입양비용보다 고액인 치료비를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내 반려동물이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반려동물이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그 보호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그런데 반려동물의 소유권자가 아니어도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민법은 ‘동물의 점유자는 그 동물이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민법 제759조 제1항). 점유자로부터 다시 보관을 위탁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반려동물이 사람을 해쳤다고 무조건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에는 ‘동물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그 보관에 상당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하고 있다(민법 제759조 제1항 단서). 실제 소송과정에선 해당 반려동물의 종별 특성에 대한 이해 여부, 공격성이나 돌발행동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과실을 판단하고 있다. 해당 반려동물이 과거 사람을 공격한 이력이 있었던 경우에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소유주나 점유자에게 더욱 큰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한다. 또 상대방이 반려동물의 공격성을 유발한 행동을 했다면 이것은 피해자의 과실로 산정될 수도 있다.

TIP 반려동물과 위자료

반려동물이 상처를 입었거나 죽게 되면 본래는 치료비나 입양비용만을 배상받게 된다. 그래서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이 반려동물 사고로 인한 ‘위자료’다. 본래 위자료는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해 사람이 입은 정신적 손해 또는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뜻한다(민법 제751조). 최근 법원에선 가족의 일원이 된 반려동물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고려해 반려동물이 다치거나 죽은 경우에도 가해자가 반려동물 소유주의 정신적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법원 역시 반려동물과 소유주의 애착관계 등에 비춰 위자료를 정하고 있다. 판사는 원고가 구체적인 액수의 근거를 제시하지 않거나 증거가 부족해도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 위자료를 산정할 수 있으므로(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재판과정에서 반려동물로 인한 손해에 관련해 할 수 있는 모든 주장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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