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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01

집 앞 음주운전, 더 가볍게 처벌될까?

음주운전 처벌 기준

각종 매체의 홍보와 자정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음주운전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단속건수도 많은데, 2019년 기준으로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130,772건, 음주로 인한 사고건수는 1만 5천 708건에 달했다. 자연스레 각양 각종의 단속 사례 및 처벌 사례가 쌓여 있는데, 단속 및 처벌을 받게 된 사람들의 사정도 다양해서 사법기관도 처벌의 수위를 조절하는 데 있어 고민이다.

글. 제본승 변호사

음주운전을 하다 잠깐 쉬었다면 음주운전 처벌을 두 번 받을까?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사람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결과가 0.03퍼센트 이상이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도로교통법에선 각 0.08퍼센트, 0.2퍼센트가 넘을 때마다 가중처벌하고 있다(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그런데 법률규정에선 혈중알코올농도가 특정 수치 이상이면 처벌하도록 정하고, 수치별 처벌 기준만을 다르게 정하고 있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의 기준을 법원 판례로 가늠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만약 음주운전을 하다 중간에 주차를 하고 잠시 쉰 후 다시 운전하다 단속된 경우, 음주운전을 두 번 한 것일까? 도로교통법에선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사람’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니, ‘운전의 횟수’를 어느 기준으로 판단하는지에 따라 범죄를 몇 번 저지른 것인지 판가름날 것이다. 실제로 음주운전을 하다 1차 사고를 낸 뒤 계속해서 운전을 해서 2차 사고를 내고 단속된 사안에서 운전자에게 2차 사고와 관련된 음주운전 벌금이 부과된 뒤 다시 1차 사고와 관련된 음주운전 벌금이 부과된 일이 있다. 운전자는 두 번째 벌금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 형사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동일한 죄에 해당하는 여러 행위 또는 연속된 행위를 하나의 계속된 범의(범죄의 고의 또는 의도) 하에 일정 기간 계속해서 행했고, 그 피해법익(피해를 입은 대상)이 동일하다면 이 여러 행위나 연속된 행위는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07도4404 사건). 포괄일죄는 여러 개의 범죄행위에 대해 법적으로는 한 개의 범죄처럼 처벌한다는 것으로, 결국 음주운전을 시작해서 종료한 사이에 잠시 운전을 중단한 일이 있어도 운행을 계속 이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음주운전 행위는 1개로 보겠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2차 벌금형은 이미 처벌받은 범죄에 대한 형벌이므로 면소(확정된 처벌이 있는 경우) 또는 공소기각(1차 처벌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 판결이 선고된다. 만약 음주운전을 하다 잠시 쉬는 것을 넘어 다시 음주를 하거나 오랜 시간 휴식 후 음주운전을 했다면 포괄일죄가 적용되지 않아 2회의 음주운전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집 앞 음주운전, 더 가볍게 처벌받을까?

그렇다면 음주운전을 한 거리가 10km가 넘은 사람과 집 앞 10m만 운전한 사람은 똑같이 처벌받을까?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법률 규정은 없다. 그렇다면 법원의 해석에 의해 기준을 정할 수밖에 없는데, 대법원이 이에 대해 거리에 따른 처벌 기준을 명확히 내세운 적은 없다. 일반상식에 비춰보면 장거리를 운전하면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것 같고, 짧은 거리만 운전했다면 봐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하여 형사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블랙박스 영상이나 카드결제 내역 등을 제출하며 실제 운전거리가 짧다는 것을 입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운전한 거리가 짧다 해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위험 자체가 낮다고만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주차장이나 주택 근처에선 보행자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더 높기도 하다. 운전 거리로만 위험성을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 1, 2심 형사판결들을 비교해보면 법원은 주행거리에 따라 처벌수위를 달리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고, 그보다는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처벌수위를 정하는 경향이 있다. 예외적인 판례도 있는데, 대리운전기사가 도로 위에 차를 버려두고 가버리는 바람에 교통사고 위험이 있던 경우, 사고를 피하기 위해 짧은 거리를 운전해 차를 이동시킨 행위는 형법 제22조의 긴급피난이라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예가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정2908 사건).

숙취운전과 음주운전 처벌

숙취운전을 하다 단속됐다면 처벌이 다를까?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단속된 경우, 측정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기준으로 처벌하지 않고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음주 후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와 하강기를 고려 및 역추산하여 실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한 뒤 처벌하게 된다. 결국 실제 운전당시의 알코올농도를 기준으로 처벌하므로 숙취운전이라 해도 특별히 처벌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한편 위드마크 공식으로 산출한 실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개인의 신체적 특성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오차가 있을 수 있어서 법원에서도 ‘위드마크 공식에 의해 산출한 농도가 수치를 상당히 초과하는 것이 아니고 근소하게 초과하는 정도라면, 음주운전을 했는지 여부를 더욱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하여 위드마크 공식 계산 결과가 불과 단속수치를 0.001%만 넘긴 사안에서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대법원 2005도3904 사건).

TIP 음주사고와 양형 기준

판사들이 법에서 정한 형벌 수위(법정형) 중 실제 선고할 처벌 수위(선고형)을 정하는 데 참고하는 기준이 소위 양형 기준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시행 중인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음주운전으로 사람 또는 물건을 친 위험운전 교통사고에 대한 양형 기준은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처벌 감경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양형인자) 중 ‘형량의 범위(감경, 기본, 가중의 3가지로 나뉜다)’를 정하는 특별양형인자에는 피해자에게 사고 발생 또는 피해 확대에 ‘상당한 과실’이 있거나, 상해의 정도가 ‘경미’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다했거나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가 있다. 이렇게 형량의 범위가 정해지면 위 특별양형인자와 일반양형인자를 고려해 실제 처벌 수위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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