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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백일장 1

독자 기자의 꿈

우정렬 혜광고 퇴임

누구나 어릴 때부터 장래의 희망과 꿈은 있기 마련이다. 나의 어린 초등학교 시절 때의 간절한 꿈은 언론기자가 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에 다녔던 50년 후반부터 60년 중반 시절에 초등학생들이 보는 소년 일간지들이 있었다. 거기에는 교육정책과 소식, 만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문제도 나와 있었는데 사실은 그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 구독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중학교도 시험을 치러 선발했는데 시험도구래야 교과서와 전과, 수련장이 전부였다. 그래도 문제풀이를 더 많이 하기 위해 소년신문을 보았던 것이다. 기자들이 쓴 기사를 보고 나도 크면 각종 다양한 취재를 해 신문에 기사를 내보고 싶은 욕망이 어린 마음에도 부풀었다. 그때는 텔레비전도 없던 시절이라 신문이 뉴스 전달매체로써 각광을 받았던 것이었다. 

그 꿈은 시대가 바뀌고 중고교에 가도 좀체 변하지 않았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갈 무렵 어떤 학과가 기자로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았으나 당시에는 요즘처럼 진학자료라는 게 없었고 전공학과에 별 제약을 받지 않았다. 요즘처럼 신문방송학과가 있었으면 전공학과를 찾아갔을 텐데 그 시절에는 별로 없어 그냥 인문계열 어학전공으로 가버렸다. 대학을 다니면서 유독 신문과 방송에 관심을 가졌고 중요하고 필요한 기사는 늘 스크랩하는 습관을 길렀다. 요즘도 나에게 필요한 정보나 자료가 신문에 나면 꼭 오려서 별도의 노트에 스크랩하곤 한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취업정보나 자료가 없어 모든 것을 본인이 챙겨야 해 힘들었다.

드디어 대학을 졸업할 때쯤 몇 개 신문사에 지원을 했으나 미역국을 먹었다. 기사 작성과 면접을 제대로 못 보았기 때문이다. 그 뒤 군대를 제대한 후 다시 2~3군데의 신문사에 입사지원서를 내고 필기시험까지는 합격했지만 마지막 관문인 면접에서 매끄럽게 보지 못해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아쉽지만 포기했다. 어쩔 수없이 ‘내 팔자가 기자가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교직으로 취업했다. 당시는 요즘처럼 언론고시가 아니었고 그렇게 인기 있는 직종도 아니었음에도 들어가지 못했으니 나 자신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교사로 근무하면서도 일반독자로서 독자 기자의 꿈까지 접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81년부터 각종 일간지와 월간지, 사보지에 많은 글을 보내 실리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제반 현안문제에 대해 내 나름대로 진단하고 비판도 하며 대안도 제시를 했다. 비록 신문사의 조그마한 독자투고란이긴 하지만 왕성한 필력으로 10년간 거의 매일 하루에 한 건 정도는 어느 신문이든 게재되곤 했다. 지금도 틈틈이 독자로서의 투고활동은 계속하고 있지만 요즘은 SNS 등 다양한 표현수단이 생겨 신문사들은 독자투고란을 아예 없애버렸거나 대폭 축소하여 독자들이 참여할 기회가 별로 없다. 참으로 아쉽지만 몇 개 일간지는 일주일에 고작 4~5건 정도 싣고 있어 가끔씩 보내나 독자투고란 자체가 축소되니 게재될 확률도 낮아졌다. 게재 여부를 떠나 앞으로도 정신력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투고를 계속할 것이다.

그토록 열심히 투고해 많이 게재되었던 시절에 월간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 내가 살던 집에서 그때까지 게재되었던 글들을 마루에 죽 펼쳐놓고 사진을 찍고 기자와 질의응답을 했다. 누구나 모든 일에 전문가가 될 수 없지만 투고활동을 계속하다 보면 정치와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스포츠, 레저, 오락 등에 최소한의 상식과 지식을 갖추게 되며 이는 대인관계나 상대방과의 토론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인터뷰했던 기사는 잡지 세 페이지에 걸쳐 자상하게 실렸다. 그 잡지를 보고서 상당수 지인들에게 인터뷰 기사 났다고 축하전화를 받느라 분주하기도 했다. 언론의 힘이 대단함을 실감했다.

30여 년간 각종 언론에 투고활동을 하면서 때로는 독자나 일반인들로부터 비판과 비난, 질책의 항의전화와 편지도 받고 부정부패와 비리를 신랄하게 비판할 때는 격려와 칭찬의 소리도 많이 들었다. 비록 정식 언론사의 기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독자로서의 기자생활은 충실히 했다고 자부하며 자기의 희망과 기대가 실현되지 못했다 하여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 계기가 되었다. 오늘도 독자 기자의 길을 걷고 앞으로도 계속해 독자로서의 기자생활을 힘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했지만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직·간접적인 활동은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독자들이여! 야망과 포부를 가지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만약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늘 그것을 염두에 두고 직접적이지는 못해도 간접적인 활동도 얼마든지 있음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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